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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기 모음집

영화 <기예르모 델토로의 피노키오>, 2023 오스카 후보작 넷플릭스 추천

by 치밍과 파랑새 2023. 2. 9.

영화 피노키오 포스터
제페토 아저씨와 그의 아들 피노키오

제페토 아저씨의 손길에서 탄생한 피노키오는 넓은 마음과 그 안에 자유와 사랑을 품고 있습니다. 울퉁불퉁 투박한 나무 인형이 우리에게 '내가 누구인지' 알아가고, 인정받기 위해 변할 필요가 없으며 '나답게 지내는 것'을 보여주고 나의 가족을 있는 그대로 사랑해 주는 방법을 알려줍니다. 영화 기예르모 델 토로의 피노키오를 소개하겠습니다. (글이 길어 밑에 목차를 간단히 적어보았습니다)

  • 넷플릭스 추천작
  • 영화 줄거리
  • 스톱 모션 애니메이션 제작과정과 메이킹 필름 리뷰
  • 기예르모가 각색한 피노키오 원작과의 차이
  • 목소리 더빙에 참여한 배우
  • 피노키오 비밀

 

넷플리스 추천 2023 오스카 후보작

어느 날 넷플릭스에서 추천작으로 이 영화를 발견했습니다. 피노키노인 것도 반가운데 그 감독을 보니 더욱 반갑고 기대가 되었습니다. 멕시코의 영화감독 기예르모 델 토로는 1993년 데뷔작 영화 <크로노스>로 칸 영화제 비평가 상을 수상했습니다. 제가 감상한 그의 영화는 2006년 개봉한 <판의 미로>입니다. 당시 너무 인상 깊게 보고 그 감독의 이름을 기억하고 있었고, 어린 시절 디즈니 애니메이션 <피노키오>를 수차례 봤었기에 기예르모 델 토로의 피노키오를 보자마자 감상했습니다. 그는 아웃사이더 캐릭터에 늘 관심을 가졌다고 합니다. 프랑켄슈타인이나 피노키오처럼 남들의 이야기를 듣는 것만으로는 성이 안 차고, 어느 것이 옳고 어느 것이 그른지 궁금해하며 스스로 세상을 알아가는 존재들 말입니다.

 

<기예르모 델 토로의 피노키오> 영화 줄거리

목수 제페토는 아들 카를로와 마을에서 소박하지만 더 바랄 것 없는 행복한 나날을 보냅니다. 하지만 2차 세계대전으로 인해 이들이 사는 작은 이탈리아 마을 성당에 폭탄이 떨어지고 제페토는 사랑하는 아들 카를로를 잃고 슬픔에 빠집니다. 괴로운 나날을 보내던 제페토는 어느 날 술에 잔뜩 취해 아들 무덤 옆에 자란 소나무를 베어 인형을 만듭니다. 나무 요정은 보통 인간들의 삶에는 개입하지 않지만, 제페토가 얼마나 괴로워했는지 지켜봤기에 그를 기쁘게 해 주기 위해 나무 인형에 생명을 불어넣어 줍니다. 그리고 요정은 나무 인형 피노키노에게 제페토의 아들이 되어 그를 외롭지 않게 하라고 합니다. 그리고 선한 삶을 살 수 있도록 귀뚜라미 크리켓에게 피노키노를 가르칠 임무를 부여합니다. 그렇게 생명을 얻어 소년이 된 피노키오는 아직 인간 세상의 규율을 모르는 철부지였습니다. 학교에 가서 사회의 규율을 배우려던 중 피노키오는 악덕 서커스 단장 볼페의 눈에 띄게 됩니다. 살아 움직이는 나무 인형은 볼페에게 황금알을 낳는 거위였습니다. 아무것도 모르는 순수한 피노키오는 핫초콜릿을 준다는 말에 볼페를 따라나서고 서커스 단원으로서 공연을 하겠다는 계약서에 서명까지 하고 맙니다.

 

계약서를 보여주는 볼페
순수한 피노키오는 핫초콜릿을 준다는 말에 서명을 하고 그를 쫓아간다.

제페토는 이 사실을 알고 피노키오를 데려오지만, 볼페가 계약 위반으로 엄청난 금액을 요구하자 피노키오는 자신 때문에 아빠가 힘들어하는 것이 싫어 그날 밤 볼페에게 찾아가 그의 단원이 됩니다. 제페토는 귀뚜라미 크리켓과 함께 아들 피노키오를 되찾기 위한 여정을 떠나고 바다를 건너던 중 거대한 괴물 고래의 입 속으로 빨려 들어가게 됩니다. 한편 피노키오의 공연이 유명해지자 무솔리니 총통도 그의 쇼를 보러 오고 피노키오는 무솔리니를 조롱하는 내용으로 가사를 바꿔 공연하고 기분이 나쁜 총통은 피노키오를 총으로 쏴버리라고 명령합니다. 하지만 우리의 피노키오는 나무 요정에게 부여받은 생명을 지닌 존재로 죽지 않습니다. 피노키오는 전쟁, 총알, 불을 피하고 트럭에 치여도 죽지 않는 존재로 모래시계의 모래가 사라질 때까지 잠시 사후 세계에 머물고 다시 지상으로 돌아옵니다. 죽음의 요정은 죽지 않는다며 기뻐하는 피노키오에게 영원한 삶을 살기에 겪어야 할 이별의 아픔과 고통에 대해 알려줍니다.

 

죽음 요정과의 대화
영원한 삶에는 영원한 고통이 따른다는 것을 이야기하는 죽음 요정

 

곧이어 피노키오가 죽지 않는다는 점을 높게 산 군대는 그를 군인으로 키우기 위해 훈련소로 데려갑니다. 하지만 훈련소에도 폭탄이 떨어지고 폭발의 충격에 쓰러진 피노키오를 끈질긴 볼페가 찾아냅니다. 모든 것을 잃은 볼페는 피노키오를 불에 태우려 하지만, 원숭이 스파자투라로 인해 간신히 목숨을 건진 피노키오와 스파자투라는 바다에서 표류하게 됩니다. 그러던 중 고래 괴물을 만나 입 속으로 빨려 들어가게 되고 고래의 입 속에서 극적으로 아버지와 만나게 됩니다. 크리켓은 아이디어를 내어 거짓말을 하면 길어지는 피노키오의 코를 이용해 탈출을 하게 됩니다.

 

거짓말을 하는 피노키오
거짓말을 하자 단번에 길어지는 피노키오의 코
피노키오를 응원하는 귀뚜라미
피노키오의 코가 어서 길어지도록 옆에서 응원하는 크리켓

 

점점 길어지는 피노키오의 코
결국 어마어마하게 길어진 피노키노의 코를 사다리로 이용해 그들은 탈출할 수 있었다.

탈출은 했지만 괴물의 연이은 공격으로 피노키오는 괴물 입 속으로 다시 빨려 들어가고, 수중 지뢰를 폭발시켜 고래를 공격합니다. 물에 빠진 아버지를 두고 폭발과 함께 다시 죽음의 세계로 온 피노키오는 물에 빠진 아버지를 어서 가서 구해야 했습니다. 결국 모래시계의 모래가 없어질 때까지 기다려야 하는 규칙을 깨고 아버지를 구하기 위해 지상으로 돌아와 아버지를 구해냅니다. 규칙을 깬 피노키오는 정말로 죽고 맙니다. 다시 살아 돌아오지 않는 피노키오를 부여안고 슬퍼하는 제페토에게 나무 요정이 나타나 다가갑니다. 그리고 크리켓은 요정이 자신에게 맡겼던 임무를 완수했으니 그 대가로 피노키오를 다시 살려달라고 합니다. 요정은 그 소원을 들어주고 피노키오는 다시 지상으로 돌아옵니다.

 

생명을 주는 나무 요정
크리켓은 단 한 번의 소원을 빌 수 있는 기회를 사용해 피노키오를 되살려 놓는다.

스파자투라와 크리켓, 피노키오와 제페토는 그렇게 한 집에서 따뜻한 여생을 보내고 피노키오는 한 명씩 이들의 죽음을 맞이하고 작별합니다.

 

혼자가 된 피노키오
아빠 제페토, 크리켓, 스파자투라를 모두 떠나 보내고 혼자가 된 피노키오

모두를 떠나보낸 피노키오는 이제 인간 소년이 아닌 피노키오로서 세상과 마주하고 세상도 그를 받아들였을 것이라는 크리켓의 내레이션으로 영화는 끝이 납니다.

 

스톱 모션 애니메이션의 제작 과정

스톱 모션이 무엇인지 궁금해서 찾아봤습니다. '스톱 모션(stop motion)'이란 영화 촬영 시 프레임과 프레임 사이에서 피사체를 물리적으로 변화시켜 마치 그 물체가 움직이는 듯한 효과를 주는 기법입니다. 잘 이해가 되지 않았는데 메이킹 필름 <기예르모 델토로의 피노키오: 손끝으로 빚어낸 시네마>를 보고 스톱 모션이 무엇인지 알 수 있었습니다. 작품에 등장하는 캐릭터들은 모두 제작된 인형입니다. 1년이 넘어가도록 공들여 정성스럽게 제작한 인형들을 가지고 다양한 표정, 동작을 만들어 내기 위해 일일이 조금씩 움직여가며 촬영을 합니다. 예로 피노키오는 나무 인형이기 때문에 다른 인형들처럼 피부를 가지고 있지 않아, 온갖 입 모양의 마스크를 제작한 뒤 얼굴만 갈아 끼워서 교체하는 방법을 사용했습니다. 또 인형들이 곧 영화의 배우이기 때문에 애니메이터들은 인형들의 몸짓을 보다 정교하게 하기 위해 촬영 장면을 본인들이 연기하는 영상을 촬영하고, 영상 속 움직임을 참고하여 인형을 움직였습니다. 인형뿐만 아니라 모든 것을 제작해야 했는데, 그것이 바로 스톱 모션의 장점이자 단점입니다. 예술혼을 불태운 수많은 창작자들이 이 영화의 주역들이었습니다. 작은 이탈리아 마을과 가게, 교회, 벽화와 조각들, 숲과 오솔길, 방 안의 작은 가구들 등. 이들은 말 그대로 하나의 세상을 만들었습니다. 영화를 제작하기 위해 15년이 걸렸다고 하는데, 최고의 스톱 모션 팀을 꾸리는 것이 관건이었습니다. 넷플릭스에 제작 과정이 담긴 메이킹 필름이 있습니다. 저는 영화도 좋았지만 카메라 뒤의 제작 과정을 볼 수 있어서 아주 좋았습니다. 제페토 아저씨가 피노키오를 만들었듯이 애니메이터들이 캐릭터에 숨결을 불어넣는 과정을 지켜볼 수 있었기 때문입니다. 기예르모 감독은 다양한 애니메이션 예술 형태 중 그가 가장 신성하고 신비롭게 여기는 것은 스톱모션이라고 말합니다. 그 이유는 '애니메이터와 인형 간의 유대감'때문이며 현실을 포착하는 실사영화와 달리 현실을 창조해서 현실처럼 보이게 하는 애니메이션은 그 자체가 '생명을 불어넣는 최고의 예술'이기 때문이라고 말입니다.

 

기존 피노키오 원작과의 차이

원래 피노키오는 세상을 배우고 거짓말을 하지 않는 착한 아이가 되어 결국 진짜 인간 소년이 됩니다. 하지만 기예르모가 각색한 피노키오는 다릅니다. 원작과의 큰 차이점이 바로 이것으로 피노키오는 너무 순수한 나머지 오히려 사람들을 바꿉니다. 처음 피노키오에게 카를로처럼 인간 소년이 되길 요구했지만, 그는 피노키오에게 이제 너의 있는 모습 그대로 살고, 인간 소년이 되지 않아도 좋다고 말합니다. 피노키오는 "그럼 저는 피노키오로 살래요!"라고 대답합니다.

 

피노키오 캐릭터 목소리 더빙 배우

그레고리 맨(Gregory Mann): 피노키오&제페토 아들 카를로 역
데이비드 브래들리( David /bradley): 제페토 역
이완 맥그리거(Ewan McGregor): 귀뚜라미 세바스티안 J. 크리켓 역
크리스토프 발츠(Christoph Waltz): 서커스 단장 볼페 역
케이트 블란쳇(Cate Blanchett): 원숭이 스파자투라 역
틸다 스윈튼(Tilda Swinton): 나무요정&죽음요정 역
 

피노키오의 비밀

피노키오는 비대칭이다. 제페토 아저씨가 술에 잔뜩 취해 만들었기 때문이다. 이상 아이들과 함께 봐도 좋고 어른이 봐도 좋을 추천 영화 피노키오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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