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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기 모음집

영화<내 아내의 모든 것>, 아내에게 카사노바를 선물한 남편

by 치밍과 파랑새 2023. 2. 1.

많은 사람들이 배꼽을 잡고 웃다가 눈물 찔끔 흘렸을 영화, 한바탕 웃고 돌아섰는데 마음 한 구석이 힐링되었을 영화 <내 아내의 모든 것> 소개해 드립니다. 리뷰를 작성하기 위해 오늘 다시 한번 감상하였는데 세 번 본 영화이지만 여러 번 봐도 여전히 재미있는 영화였습니다.

 

아내와의 첫 만남

여자 주인공 정인(배우 임수정)은 일본에서 유학 중입니다. 한 식당에서 밥을 먹던 중 지진이 정인이 있던 식당을 덮칩니다. 여진의 충격을 다소 잠잠하게 지켜보는 일본인들 사이에서 공포에 휩싸인 정인은 남자 주인공 두현(배우 이선균)과 마주칩니다. 불안해하는 여진이에게 두현은 "지구가 트위스트를 춰도 안전한 곳이 있다"며 우에노 기리라는 내진 설계사가 지은 집에 데리고 갑니다. 지진이 난 상황에서 한국인을 만났지만 정인은 한국어를 쓰지 않기로 했다며 둘은 일본어로 대화를 합니다. 그때 책상 위에 놓아둔 핸드폰 진동이 울리고 정인은 지진으로 착각해 소리를 지르며 책상 밑으로 숨고 맙니다. 이런 그녀가 아주 우스우면서도 귀엽고 사랑스러웠을까요? 책상 밑에서 두현은 한국어로 말합니다. "이런 미인을 만나서 정말 영광입니다". 건축을 공부하러 일본으로 온 남자 두현, 요리를 공부하러 일본으로 온 여자 정인의 만남은 이렇게 시작되었습니다.

 

아내와의 결혼 생활

정인이 대문 옆에 붙여 놓은 '신문 넣지 마세요'라는 메모에도 신문 배달원이 신문을 주자 정인은 짜증이 폭발합니다. 배달원에게 한바탕 쏘아붙이는데 남편 두현이 나와 이를 말립니다. 정인은 늘 그랬듯 두현에게 줄 야채와 과일을 갈아 아침 주스를 만듭니다. 변기에 앉아 있는 두현은 거절하지만 그 앞에서 주스를 무려 두 잔이나 마시라며 들이댑니다. 아내는 연애때와는 많이 달라졌습니다. 그녀의 짜증과 심술은 늘고, 두현 앞에서 방귀도 뿡뿡, 부끄럼 없이 옷도 홀랑 벗습니다. 두현은 무심코 "우리 헤어지자"라고 내뱉습니다. 이 말은 아내의 짜증과 심술, 서운함을 대폭발 시키고 맙니다. 운전 중이던 두현의 핸드폰에 '투덜이'라고 저장된 아내의 계속되는 전화에 두현도 폭발하고 결국 사고까지 내고 맙니다.

 

아내와 이혼하는 법

사실 두현의 입에서 헤어지자는 말은 무심코 나온 말이 아니었습니다. 두현의 마음속에는 언제부턴지 '이혼'이라는 두 글자가 점점 크게 자리 잡았지만 그녀의 반응이 무서워 말을 꺼낼 엄두가 나지 않았습니다. 고민을 들은 회사 동료는 두현에게 아내가 싫어하는 행동을 해서 아내가 먼저 이혼을 요구하게 하라는 아이디어를 주지만, 강적 아내에게는 일말의 소용없었습니다. 때마침 두현이 다니는 건축 회사에서는 강원도 강릉으로 발령을 갈 사원이 필요했고, 이를 기회로 아내에게서 멀어지고자 두현은 발령을 적극적으로 자진합니다. 아내와의 결혼 생활은 두현에게 하루하루 지옥 같았기 때문입니다. 강릉에 도착한 두현은 아내가 없는 이곳이 마치 천국처럼 느껴집니다. 강릉의 지역 방송에서 라디오 작가로 일하는 친구 송작가와 저녁을 먹고 집으로 들어왔는데, 익숙한 도마 위 칼질 소리가 들려옵니다. 매일같이 저녁을 차려주는 정인이 말도 없이 강릉까지 따라와 저녁을 요리하고 있던 것입니다. 아내와 떠나 지내려고 했던 계획은 물거품이 되었지만 두현의 옆 집에 사는 '성기(배우 류승룡)'가 엄청난 카사노바라는 것을 알게 되고 아내를 유혹해서 자신을 떠나가게 해달라고 부탁합니다.

 

예상치 못했던 아내의 변화

아내와 이혼하기 위한 카사노바 성기의 유혹작전이 시작되고, 일단 집 밖으로 아내를 꺼내기 위해 두현은 친구 송작가가 있는 지역 라디오 방송에 아내를 게스트로 출연시킵니다. 성기는 남다른 여자 정인을 보고 카사노바로서의 정열이 끓게 되고 정인을 적극적으로 유혹해 보기로 하고 두현에게 아내에 관한 모든 것을 샅샅이 적어 알려달라고 합니다. 두현이 적어 준 <내 아내의 모든 것>을 바탕으로 성기는 정인이 샹송과 프랑스 소설을 좋아하며, 특히 좋아하는 작가는 알랭 드 보통이나 기욤 뮈소이고, 김밥 속 단무지를 싫어한다는 것을 비롯한 그녀의 모든 정보를 알게 되었고 치밀한 계획 하에 그녀에게 다가갑니다. 그녀의 모든 취미와 마음을 누구보다 깊게 알고 공감해 주는 성기에게 정인도 마음이 점차 열립니다. 한편 라디오 방송을 시작하면서 그녀의 평소 그녀의 꾸미지 않고 직설적인 비판의식과 수다스러운 면모가 빛을 발하기 시작하고 많은 사람들이 그녀의 입담에 환호하며 청취율도 높이 오릅니다. 그리고 두현도 아내의 변화를 느끼기 시작하고 성기와 함께하며 연애 때처럼 즐겁게 웃는 아내의 모습을 보게 됩니다. 그리고 아내가 점점 달라집니다. 콧노래도 흥얼거리고 일에 열정을 느끼고 사랑을 받는 정인은 예뻤고 사랑스러웠던 자신의 모습을 발견하게 됩니다. 변한 건 아내뿐만이 아니었습니다. 두현이 아내를 바라보는 시선도 달라졌습니다. 아내의 자신을 향한 진심 어린 사랑을 알게 된 두현은 사랑스러운 아내를 이대로 뺏길 수는 없었습니다. 결국 성기에게 모두 없었던 일로 해달라고 하지만 성기는 정인을 사랑하게 되었다며 절대 포기하지 않겠다고 합니다.

 

결국 아내에게 모든 것을 고백한 두현

정인이 성기에게 마음이 흔들릴까 불안해진 두현은 이 모든 것이 자신이 꾸민 거라며 그녀에게 고백하고 정인은 크게 실망하여 두현을 떠나겠다고 합니다. 적금을 깨고 전셋집을 얻어 아내가 나가고 무너진 관계는 정인의 깨진 접시처럼 다시 회복하기가 어렵습니다. 둘은 이혼 절차를 밟기 위해 법원 근처 식당에서 같이 점심을 먹습니다. 예전의 정인처럼 성질을 부리고 식당 점원에게 불만을 퍼붓는 두현은 정인의 핀잔에 불현듯 정인의 잔소리가 너무 그리웠다는 것을 깨닫습니다. 예전에는 그녀가 투덜대는 것이 창피했고, 그녀가 외로워서 그러는 것을 몰랐습니다. 그리고 이제 자신이 외로워지니 옛날 정인이 그랬던 것처럼 투덜대게 된다며 눈물을 흘립니다. 정인은 그녀도 방금 두현이 창피했었다고 고백하고 둘은 웃음이 흘러나와 버립니다. 그리고 처음 만났던 일본의 식당에서처럼 두현은 정인에게 "당신과 같은 미인을 만나게 되어 영광입니다"라는 말을 하고 둘은 마주 보며 웃습니다. 그 찰나에 둘은 서로를 깊이 이해하고 받아들입니다. 법원에서는 정인과 두현을 부르지만 부부는 나타나지 않고 영화는 끝이 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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