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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기 모음집

<내 사랑(maudie, my love)> 모드 루이스의 인생과 사랑

by 치밍과 파랑새 2023. 1. 30.

2016년에 개봉한 캐나다, 아일랜드의 합작영화로, 화가 모드 루이스(Maud Lewis)의 일생을 담은 실화 영화입니다. 모드는 샐리 호킨스가 연기하고 에단 호크가 남편 에버렛을 연기했습니다. 두 사람의 특별한 인생과 사랑이야기에 여러분들도 분명 깊이 감동하며 다양한 감정을 느끼게 될 것입니다.

 

두 사람의 만남

관절염 환자인 모드는 그림 그리기를 아주 좋아합니다. 모드는 친오빠가 주는 생활비로 숙모 집에서 지내고 있습니다. 늘 집으로 돌아가고 싶어 하는 모드는 어느 날 친오빠가 부모님 집을 팔아버렸다는 소식을 듣고 좌절합니다. 자유로운 영혼의 모드가 숙모 집에서 눈치를 보며 지내는 것은 갑갑하기 그지없었습니다. 한편 혼자 집안일을 하고 바깥일을 하기에 벅차고 또 어떤 외로움을 느꼈던 에버렛은 잡화점에 가정부 구인 공고 쪽지를 게시판에 붙입니다. 때마침 잡화점에 있었던 모드는 그 광경을 지켜보고 에버렛이 나가자마자 붙인 메모를 바로 낚아채고 가정부가 되기 위해 그의 집으로 면접을 보러 갑니다. 하지만 면접을 보러 온 그녀를 보고 에버렛은 당황해하며 싫은 기색을 보입니다. 관절염으로 인해 절뚝거리며 걷는 모드는 아마 에버렛이 바라던 여자는 아니였습니다. 숙모 집에서 벗어날 수 있는 절호의 기회였던 모드는 에버렛의 홀대에도 굴하지 않았던 그녀는 결국 에버렛의 집에서 가정부로 일하게 됩니다. 그녀는 숙모 집에서 나와 에버렛의 덜덜거리는 트럭을 타고 세상에서 제일 작은 집(에버렛의 집)에 들어와 함께 살게 됩니다. 이렇게 그 둘의 첫만남은 로맨틱함과는 거리가 멀지만 무척이나 흥미롭습니다.

 

두 사람의 갈등

처음부터 둘의 동거생활은 순탄치 않았습니다. 자신의 물건을 손대는 것조차 싫어하는 에버렛은 모드의 청소도 요리도 마음에 들지 않습니다. 까탈스럽고 무드 없고 투박하고 거친 이 남자에게 맞출 수 있는 여자는 없었을 겁니다. 심지어 그녀에게 잠자리도 따로 주지 않아 그녀는 에버렛의 작은 침대에서 같이 자야 했습니다. 에버렛은 모드에게 집 안의 서열은 "나, 개, 닭, 그리고 당신"이라고 말할 정도였죠. 하지만 그녀는 이 남자가 필요했기 때문에 집에서 나가라는 남자의 고함에도 굴하지 않고 닭을 잡아 수프를 끓이고 바닥을 솔질하고 오래된 가구를 색칠합니다. 자신의 온갖 구박에도 꿋꿋이 집안일을 하는 모드에게 에버렛도 점차 마음을 열고 우당탕탕 동거생활에서 하나씩 조율을 맞춰나가게 됩니다.

 

모드의 그림을 알아본 샌드라

모드는 그림그리기를 좋아합니다. 그녀는 에버렛의 집 벽 한쪽에 닭, 새, 꽃 그림을 그립니다. 에버렛은 누가 벽에 마음대로 그림을 그렸냐고 핀잔을 하지만 모드가 그림을 그릴 수 있는 벽을 정해주기까지 합니다. 그러던 어느 날 뉴욕에서 온 샌드라가 그들의 집에 찾아옵니다. 에버렛에게 주문한 생선이 아직도 도착하지 않았다는 이유였습니다. 주문을 가끔 까먹는 에버렛에게 모드는 생선을 거래할 때 명세서로 사용할 수 있게 작은 카드를 만들어줍니다. 카드에는 모드의 사랑스러운 그림들이 그려져 있었죠. 에버렛과 모드는 이 카드를 들고 샌드라에게 가서 주문한 생선을 배달합니다. 샌드라는 귀여운 명세서 카드에 그려진 사랑스러운 모드의 그림을 보고 카드를 돈을 주고 사겠다고 합니다. 그렇게 모드의 사랑스러운 그림을 점차 많은 사람들이 원하게 됩니다. 모드는 집 안의 온갖 판자를 가져다 그림을 그려 팔았고, 그녀의 그림은 신문에 노출되며 점차 유명해지기 시작했고 미국 부통령인 리처드 닉슨(Richard Nixon)까지도 작품을 구매하게 되어 그녀는 세상의 관심과 찬사를 받게 됩니다. 에버렛은 그녀가 유명해지자 뭔가 모를 불편함이 듭니다. 모자라다고만 생각했던 그녀, 자신의 구박을 받고도 이상한 그림을 그렸던 그녀, 언제나 자기 옆에 있었던 그녀가 떠나지도 모를 거라는 생각이 듭니다. 자신이 그녀를 돌본다고 생각했지만, 그녀에게 자신도 크게 의지를 하고 있었던 것을 깨닫고 에버렛은 모드에게 말합니다. "내가 왜 당신을 부족하다고 생각했었을까?", 모드는 대답합니다. "난 사랑받았어, 난 사랑받았어, 에버렛."

 

두 사람은 어떻게 사랑할 수 있었을까?

이 영화 속 사랑 이야기는 우리가 많은 로맨스 영화에서 봐왔던 사랑 이야기와는 전혀 다릅니다. '심지어 이 둘이 사랑하는 것이 맞을까?'하는 의문이 듭니다. 사랑은 기쁨과 황홀, 즐거움만 가져다주지 않습니다. 때로 사랑은 관계에서 오는 불편함, 고통, 서로 함께하며 때로는 지옥을 맛보기도 합니다. 영화 속 모드와 에버렛은 선남선녀의 아름다운 사랑이 아닌 서로의 필요에 의해 사랑을 하기로 결정한 것처럼 보입니다. 그러다 보니 영화 초반에는 지켜보는 관객 입장에서 씁쓸함과 긴장, 걱정 어린 눈으로 이 둘을 바라보게 됩니다. 한마디로 이 둘의 이야기가 불편합니다. 하지만 이 둘 사이에는 분명 사랑이 있었습니다. 그래서 모드는 에버렛을 만나 그녀가 그토록 좋아하는 그림 그리기를 마음껏 할 수 있었고 결국은 부부로서 따뜻함과 행복을 누릴 수 있었습니다. 사랑의 본질에 대해 한 번 생각해 보게 되는 영화였습니다. 넷플릭스에서 감상하실 수 있습니다. 마지막 숙모가 모드에게 하는 말로 리뷰를 마칩니다. "끝내 행복을 찾은 건 우리 집안에 너뿐이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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